만족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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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어느 신사가 한 번씩 길에서 팝콘을 사 먹었는데 어느 날 보니 팝콘을 파는 아저씨가 점심이 안되었는데 문을 닫으려고 하고 있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 아무 일이 없고 너무 좋아요 “ 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데 일찍 문을 닫아요?” 했더니 “오늘 벌 만 큼의 돈을 다 벌었으니 집에 가서 아내와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노 신사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잘 되면 팝콘 장사를 더 전문적으로 해야지 무슨 말이냐”고 응답을 했고 팝콘을 파는 주인은 돈을 많이 벌면 팝콘을 내가 팔 수 없게 되고 누군가를 시켜서 그 사람들을 감독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위의 이야기는 맥스 루카도 (Max Lucado)의 평범한 삶을 위한 치료(Cure for the Common Life)라는 책에 나오는 작은 이야기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성공과 부를 좇고 있는데 어쩌면 성공과 부를 통해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의 축복인지도 모른다. 알게 모르게 우리들은 물질 만능주의와 풍요로움을 좇아 바쁘게 살아가면서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어느 부부가 남편의 주식 투자로 인해서 많은 돈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전문 직업을 가지고 두 사람 모두 오랜 시간 열심히 일을 했는데 그 동안 수고하고 애쓴 것들이 다 사라져 버리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년간 엄청나게 큰 스트레스와 갈등이 되는 시간들을 두 사람은 보내왔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많은 부분에서 각자의 문제점이 개선이 되고 영적으로도 주님을 더 의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부는 비록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현재로 따지고 보면 살고 있는 집도 여전히 있고 전문적인 직업을 두 사람 다 가지고 있으며 아직 젊은 편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사실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이 부부가 타인의 삶과 비교를 하면 마음이 많이 힘들어진다.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훨씬 더 자신들보다 잘 살아가는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무너지고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절대적인 부보다 상대적인 부가 더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볼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거부인 록펠로우에게 한 사람이 만족감을 느낄 만큼의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요? 라고 질문하자 그는 “조금 더 돈이 많으면요” 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온 것을 보면 부요함과 명예를 좇는 삶은 끝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물질적 부와 성공에 가치를 두기 보다 평범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접촉하며 살아가는 삶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어느 날, 딸이 남자친구와 너무 잘 지내는 것 같아 슬쩍 한국적인 엄마의 마음을 내 비추었다. “엄마는, 너가 조금 더 능력있는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딸은 당장 엄마의 말에 반대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능력있는 것이 뭐가 중요해! 내가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되지, 나는 그렇게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바쁘게 사는 것이 좋지 않아. “딸의 말을 들으면서 내 안에서 이런 생각들을 했다. ‘돈이 행복한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내 자녀의 삶을 이야기할 때는 결국, 나도 좀 더 좋은 직장, 그리고 좀 더 좋은 학벌, 좀 더 나은 수입을 생각하고 있구나 ‘그래서 아이의 말을 듣고 강하게 반박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아이의 말이 정확하게 맞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자녀를 위해 가장 좋은 교육과 더 나은 배우자를 선택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자녀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 보다 부모가 가지고 있는 성공과 물질 주의적 사고 방식 때문일 수 있다.

바로 ‘욕심’ 때문에 더 소중한 평범한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한국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호주에 이민 온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로 ‘변호사‘ 또는 ‘의사’의 길을 가게 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들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아이들이 기쁨으로 그 길을 가며 잘 적응하면 괜찮지만 부모님의 기대와 아이들의 삶의 소망이 다를 때 결국은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그래서 더 성공한 삶을 꿈꾸다가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잃어버린 채 비범하고 다투는 가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가끔씩, 잘되라고 변호사, 의사를 만들었더니 가정생활은 너무 엉망이라고 불평하는 부모님들을 보게 된다.

한 청년이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인해서 너무 힘들어하는데 부모님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이 너무 크다는 말을 했다. 자신은 그냥 아주 평범하게 잘 살아갈 자신이 있는데 부모님은 자신에게 자꾸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한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높은 기준을 제시할 때 그 말을 이해하고 자신이 노력을 더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준에 못 미치는 자신을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열등감과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부모님과 관계를 하지 않고 떠나고 싶다고 한다. 그 부모님은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아들일 수 있었는데, 죄책감과 열등감과 자신 없음을 성공과 더 많은 물질 대신에 자녀에게 준 샘이 되었고, 자녀는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 건강 문제로 외부 선생님의 도움을 구하는 연약한 사람이 되어버리게 되었다.

성공이란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명예를 얻는 것에 있지 않고 자신이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보는 것이며,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 지를 알고 원하는 가치를 따라서 살아갈 수 있는 힘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SNS(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을 비교하게 하고 더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어야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젊은이들을 많이 속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평범한 삶을 잘 살아가는데 있고 비교가 아닌 내 삶이 누군가의 선물로 주어진 것임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데 있다. 그러므로 나는 무한 경쟁과 물질 주의와 풍요로움이 주는 욕심으로 인해 평범한 삶의 축복을 놓치고 있지 않은 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 생각된다. 조금만 욕심을 내려 놓고  달려가던 것을 멈추어 내 삶의 평범하지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를 생각해 보는 것이 나를 조금 더 행복하게 할 것이다.

호주기독교대학 서미진박사 (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