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PD수첩에서 방영한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6.9.1 코리아나 사장 방용훈의 부인 이미란씨가 투신자살을 하였다. 투신하기 직전 그녀는 친정오빠에게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 밖에 없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방용훈은 코리아나 사장임에도 그녀는 “조선일보 방용훈”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조선일보 사장은 방상훈 이며, 방용훈은 그의 동생이자 조선일보의 대주주이다.
이미란씨는 방용훈과의 결혼생활 중 남편과 자식으로 부터 심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PD 수첩은 ‘4개월 동안 지하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냈으며 강제로 끌려서 내쫓긴 그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다.
방용훈·이미란 부부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을 했던 한 전직 가사도우미의 증언에 의하면 이미란씨는 지하실에서 강금 당하며 살면서 아침에 고구마 2개 달걀 2개만을 먹이며 나중에는 입에서 썩은 내가 올라올 정도 였다고 진술하였다.
뿐만 아니라 고 이미란씨가 사망하기 불과 열흘 전에는 고인의 자택에 사설 구급차가 출동하여 이미란씨를 강제로 입원시키려 하였고, 구급차에 타지 않으려고 소파를 붙잡자, 자녀들이 ‘손 찍어버려, 손 잘라버려’라고 외쳤다는 진술을 하였다.
당시 강제로 병원에 실려가던 고 이미란씨는 기지를 발휘해 구급차를 친정집으로 향하도록 하였고, 이때 찍은 고 이미란씨의 몸은 온통 멍 투성이였다.
PD수첩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고 이미란씨의 큰아들과 큰딸을 공동존속상해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강요죄’로 죄명을 바꾸어 이들을 봐주기 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주변 호주 변호사에게 이야기 하였더니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1987년 당시 부부경찰관으로 근무하던 필자는 아내와 함께 한국의 부정부패를 보지 않기 위하여 호주로 왔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이 특권 계층과 권력이 서로 공생하며 살 수 있는 토양의 질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게 의아하다.
만일 이 사건이 호주에서 벌어졌다면 언론에 토픽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사건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지 않아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가 수년이 지난 지금 PD수첩에서 방영을 함으로 이제야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듯 보인다.
얼마전 이미란씨의 형부 김영수씨가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여 “방용훈 사장이 용산경찰서를 굉장히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용산경찰서를) 집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를 받았다”고 말하며 방용훈 사장과 용산경찰서가 “특별한 관계”였다고 주장하였다.
1990년대 서호주 최대 부호인 알란 본드 (Alan Bond)의 경우, 120억의 자금을 유용한 죄로 4년 징역형을 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7년으로 형이 늘어났다. 이때 어느 누구도 나라의 경제를 위하여 공헌했다느니, 본드 법인의 운영이 위험해져서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따위의 말을 하면서 알란 본드를 석방하라고 외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필자는 우연히 본드가 수감되어 있던 캐쥬리나 교도소(Casuarina Prison)에 면회를 갈 일이 있었는데, 면회 중 멀리서 본드가 일반죄수와 같이 가족 면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호주의 법집행이 얼마나 공평한지를 깨달은 바가 있으며, 한편으로는 본드가 한국 교도소에 수감되었다면 당장 마스크를 쓰고 침상에 누워 아프다며 병원 특실에서 가족들과 자유롭게 면회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도 하였다.
대한민국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최근 검찰의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장자연사건 등 과거의 의혹있는 사건들을 얼마나 명쾌하게 밝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건들을 통하여 앞으로 모든 사건에서 얼마나 공정한 법집행을 할 수 있는지와 그에 따른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Soo Yong (Bruce) YOON
CHAN GA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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