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벽에 부딪친 느낌이 들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분명히 나의 마음을 그냥 전달하기 위해서 꺼낸 말인데 그 말이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지 않고 상대방은 오해해서 그 말을 이해하여 나에게 공격을 한다거나 나에게 섭섭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필자는 어린 시절에 눈치 없이 반 친구에게 솔직한 말을 한 번 했다가 공격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뿐 아니라 선의로 했던 말이나 행동을 타인이 곡해하고 다르게 반응하는 경험을 하면서 그냥 조용히 있는 것이 최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을 하지 않았던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어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을 하면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편하게 꺼내며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꼭 해야 할 때는 무척이나 긴장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의견을 전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말로 전달이 쉽지 않다 보니 다른 매체 수단으로 이메일이나 SNS와 같은 서면으로 의사를 전달할 때가 종종 있는데 사람들은 문자나 서면으로 의사를 전달할 때 오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의도와 다르게 관계가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고 작은 문제를 풀려고 시작한 대화가 엉뚱하게 흘러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왜 의사소통은 이렇게 쉽지가 않을까요? 라는 고민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특히, 가까운 사이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을 때,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많은 부부들이 부부 관계의 어려움으로 상담소를 찾게 되는데 부부 관계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부부는 거의 100%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의사가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고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호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쪽이 또는 서로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한 쪽이 무응답을 하거나 한 쪽이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거나 한 쪽은 늘 변명만 늘어놓은 경우도 많습니다. 도대체 이러한 어려움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요? 부부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원인이 여러가지일 수 있습니다. 부부가 가정에서 경험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서로에 대해서 신뢰가 깨어져 버렸을 때 상대방의 말을 신뢰하며 끝까지 듣는다던가 인정해 주는 것이 쉽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몰래 바람을 피운 것이 발각이 되었는데 남편이 잘못을 뉘우침으로 부부 관계가 유지되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남편이 TV에 나오는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말을 할 때 아내는 그런 남편의 반응을 보며 속으로 “저 영감이 또 여자를 밝히네!” 라고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내는 남편의 반응을 인정해 주기 보다는 갑자기 화를 내면서 “뭐가 예쁘노! 그런 애들은 천지 빼까리다!“ 라고 하면서 짜증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부부가 살아오면서 서로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이나 인식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이 경험으로 인해 확고하게 되면 서로의 말을 전달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시댁의 식구들을 안 좋아하는 것을 아는 남편이 명절에 시댁에 가서 좀 있다가 오자고 했을 때 아내는 남편이 처가 식구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 식구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남편에게 심한 짜증을 내면서 갈등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또는 맞벌이로 바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부부 만의 시간을 만들어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작은 사건들에서 서로에게 섭섭한 것들이 쌓여가게 되고 그것이 오해를 만들고 그것이 나중에는 대화를 해나가는데 장애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결혼 후에 생각만큼 재정적으로 잘 풀리지 않고 사회적 지위도 그다지 높지 않을 때 주위의 비슷한 또래의 가정이나 친구들과 자신의 가정을 비교하면서 서로를 비난하여 부부의 관계에 금이 가기도 합니다.
이런 부부들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의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부부 사이에서 자신의 의사소통 방식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건강하지 못한 자신의 의사소통 방식으로 결혼 생활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그것이 부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크게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치료의 어머니’라 불리는 ‘버지니아 사티어’의 의사소통의 개선을 위한 유형 분류로 살펴보면, 먼저 ‘회유형’의 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원치 않으면서도 상대방과 상황을 많이 고려하다 보니 상대방과 상황에 맞추어 주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람은 부부 관계에서 평화로울 수는 있으나 자신 스스로는 만족하며 기쁨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비난형’의 사람은 부부 관계에서 자신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사람입니다. 타인이나 상황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내가 가장 중요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통제하며 주장적으로 끌고 가거나 상대방을 비난으로 통제함으로 부부 관계를 지켜 나갑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들은 진행될 수 있으나 주위의 사람들이 통제 받음으로 인해 불행해하고 가까이 오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결국 외로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이런 사람들은 외롭고 불안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의 의사소통 유형을 ‘비난형’ 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한 유형은 ‘초이성형’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신이나 타인이 중요하지 않고 상황이 중요해서 상황을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차갑고 타인의 감정을 잘 배려하지 못하고 자신도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감정을 오랫동안 배제하고 억압해온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유형은 ‘산만형’입니다. 산만형은 자신도 타인도 환경도 고려하지 않고 현실적이지 못한 스타일입니다. 또한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주제로 끊임없이 돌리며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위에 열거한 의사소통들을 부부 사이에서 사용하게 되면 부부 관계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부부 관계에서는 어떤 것이 의사소통의 장애물이 되는 지를 잘 살펴보는 것은 의사소통의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의사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고 서로에 대해서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나 자신의 의사소통의 유형을 알고 또 부부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요인들은 제거함으로 의사소통의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자신도 배려하되 타인과 환경을 고려하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건강한 부부들이 더 활기차게 ‘의사 소통’함으로 세상이 더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God loves you and bless you)
Rev Dr. HUN KIM (김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