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 (Self–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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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 종교에서 기인한 Mindfulness 라고 하는 기법이 심리치료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속해있는 상담협회에서 연례 총회를 하면서 Mindfulness라고 하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강사가 주요하게 나누는 내용은 상담에 있어 상담자와 내담자를 돌보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데 아침 저녁으로 또는 상담의 시작과 마지막에서 명상을 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아주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추스리고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명상의 중요성과 침묵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데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과 조용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필요하고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많은 문제들은 우리 안에 있는 욕심과 그리고 상처로 인해 생긴 분노, 적개심 그리고 무지함에서 오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하나님 앞에 우리의 아픈 감정들과 삶의 책임감 그리고 염려를 맡기고 그 분이 주시는 위로와 새 힘 그리고 자아 긍정의 메세지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 그리스도인은 지치지 않는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바쁘고 정신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특히, 호주라고 하는 곳에서 사는 이민자들의 삶은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춘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의 평안함과 안녕을 꿈꾸며 현재를 희생하고 감내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두 가지 일 또는 세 가지 일을 하면서 잠을 자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주권만 있으면 행복해 지고 문제가 없을 것처럼 생각했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고통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때로 미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현재의 고통을 이겨내야 할 때가 있지만 평생을 그렇게만 살아간다면 삶이 어떻게 될까요?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늘 희생하고 살 때 나타나는 결과는 탈진입니다.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달려가다 보니까 자신의 에너지가 얼마나 소진이 되었는지 얼마나 쉼이 필요한 지를 알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에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을 돕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예를 들면, 성직자나 상담자들도 탈진에 빠지기가 쉽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은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잘 돌보고(self-care) 또 타인을 돌보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문화에서는 자신과 가정을 희생하고 타인만을 돌보는 사람을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감추며 희생적인 삶을 산 사람들에게 찾아온 병은 바로 “화병”이었으니까요. 그리스도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을 참 귀합니다. 그렇지만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일도 무척이나 귀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잘 돌보는 것에 전문가로서 우리는 자신과 이웃을 돌보는 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우리 자신을 돌보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수퍼비젼을 받기도 하지만 잘 돌보지 않기에 스트레스와 탈진에 빠지게 됩니다.

끝으로 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위에 언급한 총회에 참석하기 하루 전날 총회를 하는 날에 내담자(client)와 약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내담자가 돌봄이 꼭 필요한 사람이기도 했고 그 날이 아니면 한 주 이상 상담을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상담을 하자고 내담자에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제가 제안한 시간은 저녁 8시였습니다.

내담자는 저에게  “선생님이 그 시간에 너무 피곤할 것 같아요. 그냥 한 주를 쉬고 다음 주에 하지요!” 라고 응답했습니다. 순간, 제가 깨달은 것이 “내가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니까 내담자가 나를 돌봐 주는구나!”라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총회 이후 내가 얼마나 피곤했는지 상담을 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 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언제 쉬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아는 것은 자기 돌봄에 있어서 참 중요한 부분입니다.

탁월성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은 비전을 향해 무조건 달려가는 자가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자신을 돌보며 타인을 돌보며 그리고 현재의 삶에서 기쁨을 누리면서도 비전을 향해 성실과 열정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하나님 안에서 잘 충전하고 돌봄으로 건강한 가정을 세우고 그 에너지와 능력으로 타인을 돌볼 수 있는 멋진 그리스도인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김훈 상담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