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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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 보이는 얼굴에 왜소한 체격을 가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문을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 젊은 여성은 착하고 똑똑해 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전공이 아니라 주위에서 원하는 공부를 선택했었다고 합니다. 그 공부에 만족이 없었기에, 졸업 직전 다른 전공을 찾아 호주에 오게 되었고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실수를 잘해서 일을 할 때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서 일을 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국 알게 된 것은 ‘자신의 가치가 주위 사람의 평가에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의 전공을 선택한 것도 타인의 의견에 의한 것이었고 레스토랑에서 일을 잘 못하는 것도 매니저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한번 받고 나서부터 였으며 쉐어를 하고 있는 집에서도 주인의 눈치를 보느라 편안하게 지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의 근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두면 안정성이 없고, 불안할 수 밖에 없어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것입니다.

비단 위의 여성분뿐만 아니라 체면 문화에 길들여져서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지 못하고 또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모른 채 그저 사회적인 체면을 지키는 것에 급급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타인의 의견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는 사람은 낮은 자존감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진정한 자아가 아닌 위치나 업적 또는 파워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사회적인 위치를 자신과 동일시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현재의 위치가 없는 자신은 상상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필자도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너무나 많은 가치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은 평생 동안 변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일을 그만 두는 것은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일을 그만 두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내가 하는 일과 나의 가치를 동일시 여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의료기 회사인 메드트로닉의 전 CEO 빌 조지는 그런 사람을 가리켜 “회사에 영혼을 판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CEO, 그 마음을 읽다’의 저자인 양창순 정신과 의사는 지위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자기가 맡은 역할에서 나르시시즘의 만족을 추구하지만 지위를 상실함과 동시에 나르시시즘도 함께 추락하고 만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피터 드러커의 유명한 말을 인용합니다. “오늘 경영 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은 어제까지 하층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내일의 상층부는 오늘 하층에 있는 사람들이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사회적인 위치는 영구한 것이 아니라 피터 드러커가 말한 것처럼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은 그것을 상실할 때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내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칼융이 말했던 사회적 가면은 진실된 자아를 만나면 벗겨지고 건강한 정체성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꽃은 시들과 풀은 마르나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고 말합니다. 건강한 정체성은 언제나 변하고 바뀌는 것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의 근원이신 스스로 있는 자이신 하나님과 변치 않는 그의 말씀에 두어야 합니다. 정체성의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권합니다. ’하나님의 의견에 당신의 정체성의 기반을 두십시오.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존귀하고 귀한 자다. 네가 많은 일을 해서가 아니고, 네가 잘생겨서가 아니고, 네가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너를 모태에서부터 지었고 너를 신묘막측하게 창조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상에는 정체성에 대한 거짓 메시지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운 외모가 진정한 정체성이라 말하고 남성들에게는 파워가 진정한 가치를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다이어트와 성형에 앞장서고 남성들은 인맥 넓히기에 바쁩니다. 생각 없이 세상이 주는 거짓 메시지에 쉽게 영향을 받으며 그것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살아가는 내 모습은 없는 지 잠시 달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지 내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을 하나님 앞에서 점검해 보는 것은 바른 정체성을 갖는 것에서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무리 쌓아도 쌓아도 만족할 수 없는 변하고 없어질 것들에 자신의 정체성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에 기반을 두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길 축원합니다.

상담학 박사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