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2020년 3월 24일 현재 38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일만 육천 오백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코로나 19은 전 인류에게 ‘불안감’이라는 단어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불안감은 사재기를 하게 하기도 하고 강박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쉽게 짜증과 화를 내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불안감은 현재의 상황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한다. 필자의 학교의 학생들도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커지고 있다.
많은 것을 사업에 투자했다가 사업채를 포기해야 하는 분들과 매일 벌어서 살아왔던 일용직의 일을 했던 분들, 그리고 많은 융자를 안고 최근 주택을 구매하셨던 분들 모두 미래를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불안하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같은 실제적인 삶의 어려움은 사람들은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생존의 욕구를 흔들어 놓기 때문에 더 큰 불안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어떤 엄마는 싱글맘으로 혼자서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며 살아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직업을 잃어버렸는데 아이가 학교도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더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니 불안감을 느끼지만 그것을 다루고 표현할 여유조차 없으신 분도 많다.
현재에 겪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이것을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또 다른 불안감을 가져다 준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백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통제될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 때문에 더 큰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이 실제로 줄어든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증명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다. 똑같은 두 그룹에게 큰 소음 중 일을 시켰는데 한 집단에게는 너무 소리가 커서 견딜 수 없으면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말해 주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아무런 지시사항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똑 같은 환경 조건이었으나 버튼을 누르는 기능이 있다고 믿는 그룹이 훨씬 더 끝까지 일을 마치는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이 실험은 내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불안감을 훨씬 더 잘 극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외, 안전에 대해서 예민한 분들은 언제, 어디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옮겨올 지 모른다는 것이 큰 위협으로 여기지면서 불안감이 더 심해진다. 지금 상황은 ‘안전하지 않다’ 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염려하게 된다. 이러한 분들은 최악의 상황을 잘 예상하고 그려보는데 익숙하다. 예를 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옮겨와서 나의 폐가 나빠지고 나 뿐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옮겨가고 또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께도 옮겨서 우리 가족의 누군가가 죽으면 어떡하지?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사실, 안전하다는 인식은 누구나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심리 사회 발달을 이야기한 에릭 에릭슨은 어린 아이가 생후 2년 동안 신뢰를 통해 안전감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 전체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안전감이 위협을 받고 있기에 사람들은 지금 불안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이다.
불안에 반응하는 신경 세포들은 실제 닥친 현상이 아니라 인식하고 있는 불안에 반응하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면 실제 불안이 없는 상황에서도 불안감을 경험하게 되는 데 이것이 심해지면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 전 세계가 다양한 지진, 홍수, 기근, 수퍼바이러스 등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요즘은 실제로 우울증을 능가하는 장애로 불안 장애가 많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기에 어떻게 불안감을 다루어야 할까?
먼저는, 인간은 누구나 조금씩은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임을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불안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안감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도 있다. ‘여키스 -도슨의 법칙’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 법칙은 적당한 불안이 사람으로 하여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는 것인데 불안이 너무 적으면 사람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일어나지 않고 불안이 너무 크면 불안에 압도가 되어 지금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는 불안이 압도할 만큼 큰 것이 아니라면 ‘불안은 누구나 경험하는 거야’, ‘상황이 이러 이러해서 내가 불안한 거야’, ‘미래도 불투명하게 되었고 재정적 어려움으로 안전의 위험도 느껴지니 불안할 수밖에 없지” 라고 말해 주며 ‘이 불안으로 인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 되는 부분이 있을 거야. 어려움은 또 다른 성장의 기회인 거야 ‘라고 반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말로 하면 불안이 정상적인 것임을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보다 또 다른 성장의 기회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불안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호흡’을 통해서 불안한 나의 몸과 마음을 안정되게 자꾸 바꾸어 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불안은 위협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인식으로 오는 것인데 불안은 생각으로 시작되어 온 몸의 감각이 반응을 하게 만들기에 몸을 다스려 평안한 상태를 찾아가게 하는 것은 불안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쉽게는 편안한 곳에 앉아서 내 발이 땅에 닿는 것을 느껴보고 내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 하루에 두 번 이상 복식 호흡을 하는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배가 나오도록), 2초 정도 쉰 다음 최대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시간 보다 두 배정도로 길게 내 뱉는 것을 5번 정도 반복하면서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단순한 호흡법이지만 불안감을 다스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다.
다음으로,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있을 때 사람들은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주는 그 일에 포커스(focus)를 맞추게 되는데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 그러므로 포커스를 내가 불안해하는 그 일에서 옮기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불안감을 잊어버리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는 것 예를 들면, 공을 주고 받는 놀이를 한다든가, 아주 좋아하는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눈다 거나 노래를 부른다 거나 오늘 내가 해야 하는 일의 목록을 작성해 보는 것, 또는 안전한 장소를 떠올려 보는 것 등도 나의 포커스를 옮기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는 것도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 외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악의 상황이 되면 “나는 신을 의지해서 기도할 수 있다”. 또는 “나는 최악의 상황을 위해 뒷 마당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 수 있어”. 혹은 “최악의 상황이 되면 당분간 잘 쉬고 미래의 기회를 다시 생각해 보면 되지 뭐” 등
‘불안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자극이다.’ 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험하는 불안 앞에 눌려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향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서 미진 상담학박사 (ACC 호주기독교대학), 호주 한인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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