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단계 관세 철폐∙농업 비자 신설, 내년 중반 발효 예상
영국 EU 탈퇴 후 호주와 첫 타결, 존슨 총리 ‘새로운 여명’ 평가
호주와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다. 호주는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이 체결하는 무역 협정의 첫 상대국이 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5일(호주 시간) 밤, 런던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역사적 FTA 체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 협정으로 호주 경제를 매년 13억 달러를 성장시킬 수 있고, 호주 수출업자들이 불안정한 중국 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나는 우리가 올바른 거래를 기다린다고 말했고 그 올바른 거래를 우리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양국이 공유한 역사와 공동의 가치에 의해 지지된 이 협정은 ‘새로운 여명(new dawn)’를 뜻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보리스 총리는 호주 육류 수출업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유입’에 대한 보호 조치를 포함한 ‘시차를 둔 방법(staggered way)’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원칙적인 합의 사항들은 양국 의회 통과 전에 구체화되며 내년 중반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로 양국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연령이 30세에서 35세로 늘어난다. 이 비자 연장을 위해 88일간 농장에서 일하도록 한 의무 규정을 삭제하고, 새 농업 비자가 만들어진다.
이 규정이 폐지되면 연간 1만 명의 농장 근로자를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해 온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호주 농업장관은 농장 일을 장려하는 새 비자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 정상은 15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호주 정부는 5%의 관세가 부과된 위스키 등 영국 상품 관세를 폐지할 계획이다. 약품, 자동차, 기계 및 트랙터 등에 대한 관세도 대폭 인하된다.
당초 호주산 소고기와 양고기의 영국 반입 허용량을 두고 협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호주 농산물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억 달러에 불과하다. 농업 관세도 철폐하기로 한 이번 합의에 놀랐다는 업계의 반응도 있다.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은 “이번 합의는 일자리와 산업, 무역 측면에서 승리이고 두 개의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공동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긍정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