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급속한 고령화로 연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노인요양 비용 천정부지로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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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노인요양보호 실태에 대한 로열 커미션의 최종 보고서에서 권고된 148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예산확보 이슈가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연 360억 달러의 연방예산이 편성돼야 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의 예산보다 약 155억 달러의 연방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수치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분석은 로열 커미션의 권고사항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지목된 노인요양원 입주자들에 대한 학대나 방임을 최소화하고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 확대 등 필수적 서비스를 위한 최소의 비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의 주요 복지단체들과 보건노조는 이구동성으로 국민의료보험세(medicare levy)와 유사한 형태의 노인요양보호세(aged care levy)를 신설해야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노인요양보호세 도입만이 급격히 고령화하는 호주사회에 노인요양보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기적 해결책이라는 것.
이에 대해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재무장관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노인요양보호 비용은 증세나 노인요양보호세 신설이 아닌 경제 성장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 관계자들도 “노인요양원 운영비의 90%, 홈케어 패키지 비용의 80% 이상을 연방정부가 현재 부담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증세나 새로운 세금을 신설할 필요는 없다”라고 강변했다.
반면 노인 및 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예산 구조로 인해 결국 노인요양복지 서비스가 오히려 땅끝으로 추락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로열 커미션의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요양원 입주 노인 3명 가운데 1명이 적정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요양원 입주 대신 자택에서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받는 ‘홈 케어 패키지’를 신청한 노인들의 다수가 서비스를 받기도 전에 세상을 뜨는 현실이다.
복지단체와 야당은 “노인요양보호 실태는 국가적 수치”라고 질타했을 정도다.
호주의 노인요양보호 실태에 대한 로열 커미션의 최종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약점 투성이 호주 노인 요양 제도

로열 커미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요양 제도의 재정난 외에 관리 부실 및 배임 사례도 남발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즉,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들에게 안전하고 높은 수준의 케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홀대, 푸대접, 냉담함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 것.
로열 커미션 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충격적인 홀대 상황이다”라고 하면서 “현재의 노인 케어 제도는 호주의 국가적 가치를 추락시키는 슬프고 충격적인 현실이다”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즉,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
일단 당장 시급한 대책으로 ⃟자택 요양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홈 케어 패키지 혜택 확대를 위한 예산 증액 ⃟홈 케어 패키지 혜택 대기 기간 단축 ⃟노인 행동 제어를 위한 약물치료 축소 ⃟청년 장애인의 노인요양원 입주 방지 등이 강력히 권고됐다.
특히 대다수의 노인들은 노인요양원 입주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하며, 요양원 입주 대신 자신들의 자택에서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지만 다수의 노인들이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 혜택 대기 중 세상을 뜨고 있는 실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홈 케어 패키지 기다리다 세상을 뜨는 노인들

지난 2017-18 회계년도 동안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 혜택 대기 중 1만 6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약 12만여 명의 노인들이 홈 케어 패키지 신청자 대기명단에 등재돼 있는 것으로 정부 홈페이지(The My Aged Care)에 나타났다.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또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의 상위 단계인, 레벨 2, 3, 4의 경우 평균 대기 기간이 12개월을 훌쩍 넘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상위 단계 서비스인 레벨 4의 혜택을 받기 위해 레벨 3단계 서비스 수혜자들의 ¼ 은 평균 3년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홈 케어 패키지 난맥상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 혜택의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큰 폭의 예산 증액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노인요양복지 상황의 난맥상이 심각한 만큼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관련 법규 재정비도 시급하다는 점도 노인요양 실태 로열 커미션 조사에서 쏟아졌다.
로열 커미션 조사에 따르면 홈 케어 패키지 신청자들의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청 대기자들이 병원에 입원하고 이후 다시 요양원에 입주하게 되면서 사망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노인협의회 측은 “’홈 케어 패키지’ 서비스 혜택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예산이 당장 1년에 20억 달러~25억 달러 가량 증액돼야 하지만 예산 증액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예산 증액을 통해 홈 케어 패키지 신청자들의 대기 기간을 단축시키고, 전반적인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1차 조치로 노인 요양 제도 개선을 위해 4억52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한다”면서 “오는 5월 예산안에 추가 대책을 위한 예산이 증액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호주노인협의회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보고서에 지적된 대로 홈 케어 패키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든 노인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 말까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노인요양원 서비스부터 당상 향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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