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개막 전야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퀸즐랜드 주의 브리즈번을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확정하자 지역 주민들은 올림픽이 가져다줄 경제적 특수에 기대감을 한껏 쏟아내는 분위기다.
브리즈번 올림픽이 열리기까지는 아직 11년이 남아있지만 현지의 부동산 업계는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등 이미 들썩이는 분위기다.
아드리안 쉬리너 브리즈번 시장은 “2032 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는 퀸즐랜드 주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면서 “향후 20년 동안 우리 주에 다양한 기회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림픽이 그 개최지나 개최국에 경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유산을 남긴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 정도는 개최지에 따라, 준비 과정이나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의 경우 올림픽 개막 이전에 이미 부동산이 130% 폭등했다.
이는 바르셀로나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상태에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면서 수도 마드리드와의 고속철 개통 등 해안 지역 개발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 바 있다.
반면 이미 높은 수준의 개발이 완료된 도시들의 경우 한 번의 큰 이벤트가 부동산 가격을 크게 견인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2012년 올림픽을 개최한 런던의 경우 2013년까지의 5년 동안 중간대 하우스 가격이 38%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이것은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런던이 투자한 160억 달러를 고려하면 “부동산 붐”이라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반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경우 2001까지의 5년 동안 중간대 하우스 가격이 88% 상승을 기록했다.
호주는 시드니 올림픽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한 한 시대를 경험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했던 것.
물론 올림픽 개최의 요인뿐만 아니라 정치적 안정, GST 도입을 비롯한 세제 개혁, 전 세계적인 기술 붐, 대규모의 민영화, 주택 구매자에 대한 각종 장려 정책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멜번과 골드코스트의 커먼웰스 게임(멜버른 2006년, 골드 코스트 2018년)의 경우에는 개최 도시가 아니라 호주의 다른 도시에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2032 브리즈번 올림픽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은 이전의 올림픽과 양상이 매우 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리즈번 올림픽은 무엇보다 경기 개최 장소가 브리즈번에 한정되지 않고 골드 코스트, 선샤인 코스트, 레드랜드, 모튼 베이, 시닉 림, 입스위치 등으로 분산된다.
축구 예선전은 케언스, 타운스빌, 투움바, 시드니, 멜버른에서 열린다.
선수촌도 브리즈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골드 코스트와 선샤인 코스트에 분산된다.
이것은 퀸즐랜드 전체 주민들에게는 좋은 선물이다.
관광과 인프라 개발 및 기타 일자리 창출 등의 혜택이 퀸즐랜드 남동부 구역과 공유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2018년 골드 코스트 커먼웰스 게임 때의 인프라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올림픽 개최 때까지 11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있어서 투자 비용이 장기간에 걸쳐 분산된다.
예상 투자 비용은 45억 달러로 보고된 바 있다.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 연구 이사는 “올림픽은 브리스번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아직 11년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영향은 급격하게 나타나지 않고 점진적인 것이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그 영향은 인프라가 업그레이드 되는 지역, 중기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 장기적으로 교통 효율이 개선되는 지역과 관련되어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올림픽을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할 경우 또 다른 승자는 구직자와 여행업이 될 것이라는 점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퀸즐랜드 주정부의 ’2032년 올림픽 및 패럴림픽 태스크포스’는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 1만개의 일자리를 포함하여 올림픽이 1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여행객이 몰려들 것이며 퀸즐랜드 주에 분산된 경기 개최 장소를 포함해 호주의 주요 도시 및 관광지가 전 세계에 홍보되는 효과를 얻게 돼 호주의 여행업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한편, 동 태스크포스는 올림픽이 가져다 줄 경제적 이익을 74억 달러로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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